글_손대범(KBSN 농구해설위원, 점프볼 편집인)
마침내 NBA 2023-2024시즌도 막바지에 도달했다. 두 팀만 남았다.
보스턴 셀틱스와 댈러스 매버릭스. 시즌 내내 선두권을 지킨 전통의 강호 보스턴은 NBA 사상 최다인 18번째 타이틀에 도전하고, 댈러스는 덕 노비츠키 시대 이후 첫 정상을 노린다. 두 팀이 파이널에서 마주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이슨 테이텀과 제일런 브라운, 루카 돈치치 등 시대를 이끌어갈 Z세대 스타들이 그 중심에 있어 더 흥미롭다.
사실, 두 팀의 전력 비교는 정말 많은 매체에서 다뤄졌고, 파이널 1차전이 시작되는 6월 7일(한국시간)까지도 계속될 것이다.
그러다 문득 하비코리아 포럼의 WWE 카드들을 보다가 다른 접근을 떠올려봤다.
두 연고지, 보스턴이 있는 메사추세스 주와 댈러스가 있는 텍사스 주는 각기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물론 동부와 서부의 문화적 배경도 무시할 수 없다.
두 지역에서는 각기 다른 스타일의 스타 뮤지션들이 많이 배출됐다.
필자 연령대에서는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뉴키즈온더블록(NKOTB), 바비 브라운, 에어로스미스 등이 메사추세스 주가 낳은 뮤지션이다. 절대적 마이너 취향의 뮤지션이지만, 펑크(punk) 씬에서는 추앙받고 있는 드롭킥 머피스와 마이티 마이티 보스턴스(The Mighty Mighty Bosstones)도 이곳 출신이다.
댈러스는 블루스의 메카 중 하나였는데 작고한 스티비 레이 본(Stevie Ray Vaughan)이 대표적이다. 바닐라 아이스, 노라 존스, 켈리 클락슨, 포스트 말론도 텍사스 주 출신이다.
그렇다면 프로레슬링은 어떨까.
사실 NBA와 WWE는 전혀 연관점을 찾을 수 없는 종목같지만, 아예 담을 쌓을 정도로 인연이 없는 곳은 아니다.
WWE RAW와 SMACK DOWN을 비롯해 주기적으로 개최되는 메가 이벤트의 대부분은 NBA가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체육관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WWE 악역 중에서는 연고지 팬들의 반응을 끌어내려고 일부러 연고지의 아픈 구석을 찌를 때도 있다. 콜로라도 주 덴버에서 너게츠 팬들을 놀린다거나, 플레이오프에서 막 탈락한 시카고 불스 팬들을 조롱한다거나 하는 방식이다.
트리플 H는 지난해 NBA 챔피언이 된 덴버 너게츠 구단에 너게츠 로고가 새겨진 헤비웨이트 챔피언십 벨트를 선물하기도 했다. 샤킬 오닐은 링에서 빅쇼와 마주했고, 데니스 로드맨과 칼 말론이 WCW에 출연해 경기를 가진 것도 유명한 일화다.
과연 이번 파이널이 열리는 보스턴(메사추세스 주)과 댈러스(텍사스 주) 출신 WWE 슈퍼스타는 누가 있을까.
텍사스 출신 슈퍼스타들
사실 이 부분은 텍사스 주의 완승이다. 배출된 레전드들이 워낙 많기 때문이다.
가장 대중적인 스타는 언더테이커와 스톤콜드 스티브 오스틴이다.
언더테이커의 본명은 마크 윌리엄 캘러웨이(Mark William Calaway)다. 학창 시절 풋볼과 농구를 병행했다. WWE상 기재된 프로필도 2미터가 넘으니, 학창 시절에 그를 가만뒀을 리가 없다. 프로레슬링을 처음 시작한 지역도 댈러스다. ‘텍사스 레드’라는 링네임으로 1987년 6월 WCCA에 등장했다.
언더테이커는 NBA 선수들에게도 인기가 많은 레슬러다. NBA 선수들은 대개 ‘불굴의 이미지’를 가진 퍼포머 혹은 만화 캐릭터를 선호하는데 르브론 제임스가 언더테이커 티셔츠를 입고 대중 앞에 선 적이 있다. 얼티밋 워리어(The Ultimate Warriror)의 팬이기도 했다. (정작 언더테이커는 NBA G.O.A.T로 르브론이 아닌 마이클 조던을 지목하기도 했다.)
시대의 아이콘이 된 스톤콜드는 댈러스에서 30마일 떨어진 오스틴 출신이다. 오스틴의 시그니쳐라고 할 수 있는 ‘AUSTIN 3:16’ 티셔츠는 대미언 릴라드, 케빈 러브, 딜론 브룩스 등 수많은 NBA 스타들도 출근길 복장으로 택한 적이 있다. 릴라드는 자신의 아디다스 시그니쳐 농구화 ‘데임’ 시리즈에 ‘AUSTIN 3:16’을 새기기도 했다.
‘아메리칸 드림’ 더스티 로즈(작고)도 스톤콜드와 같은 오스틴 태생이다. 아들 더스틴 로즈(전 골더스트)가 이 지역에서 태어났다. 1990년대 국내에 WWE 바람이 불 무렵 소개된 더스티 로즈는 다소 코믹하고 유쾌한 분위기의 기믹으로 나섰지만, 본인이 레전드로 업적을 쌓은 1970~1980년대에는 더 강렬하고 터프한 이미지였다. 인터뷰 스킬도 뛰어났을 뿐 아니라, 기획력도 좋아 백스테이지에서 인정받았던 인물이었다.
사실, 오늘날 WWE 팬들에게 가장 유명한 ‘로즈’는 ‘아메리칸 나이트 메어’ 코디 로즈다. 다만, 더스티 로즈의 아들이고, 더스틴 로즈의 이복동생인 그는 그러나 댈러스가 아닌 조지아 주에서 나고 자랐다.
한편, 은퇴한 ‘MR. 레슬매니아’ 숀 마이클스도 텍사스 주 출신인데 그는 댈러스 매버릭스보다는 샌안토니오 스퍼스 행사에 더 자주 나섰다. 193cm의 마크 헨리, 1980~1990년대 활약했던 티토 샌태나, ‘비운의 레슬러’ 본 에릭 가족도 텍사스가 낳은 레슬링 전설들이다.
메사추세스 출신 슈퍼스타들
텍사스에 비해 메사추세스에서 배출된 스타들은 그리 많지 않다.
이 지역의 대표 스타는 존 시나다. 메사추세스 주 웨스트 뉴버리 출신으로, 보스턴에서 북쪽으로 55km 정도 떨어진 지역이다.
시나의 경우 레슬러를 넘어 영화배우로도 활동하고 있는데, 선한 이미지로 얻은 대중성 덕분에 NBA뿐 아니라 스포츠 스타들에게도 환영받는 존재가 됐다. 2016년 ESPY 시상식에서는 르브론 제임스, 코비 브라이언트를 주제로 맛깔나는 스탠딩 개그를 선보였다.
시나의 가장 흥미로운 NBA(?) 이벤트는 2009년이었다.
▲ 수집가들에게 '성의 없는 사인'으로도 악명 높은 빈스 맥맨
당시 WWE 수장 빈스 맥맨은 덴버 너게츠 구단주 스탠 크론키와 체육관 대관 문제로 언쟁을 벌였는데, 끝내 덴버 체육관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자 이에 대한 앙갚음 차원에서 ‘너게츠의 현실’을 각본에 녹여내기도 했다.
LA 레이커스 유니폼을 입은 선역들이 덴버 너게츠 유니폼의 악역들을 꺾는 시나리오를 만든 것이다. 당시 덴버는 레이커스와 플레이오프 시리즈를 치르고 있었기에 예민할 수밖에 없었다.
이 에피소드는 LA 스테이플스 센터(현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렸는데, 존 시나는 바티스타, MVP, MR. 케네디, 제리 롤러와 ‘팀 레이커스’를 결성해 랜디 오튼, 코디 로즈, 테드 디비아시, 빅 쇼, 미즈 등으로 구성된 ‘팀 너게츠’를 이겼다. 재밌게도 이날 선수 소개는 실제 LA 레이커스 장내 아나운서로 활동하는 로렌스 텐터(Lawrence Tanter)가 맡아 환호를 끌어냈다.
또 하나 재미있는 점은 보스턴이 고향인 존 시나가 최대 라이벌 LA 레이커스 유니폼을 입고 등장했다는 점인데, 시나는 이후에도 보스턴보다는 레이커스 경기장에 더 자주 등장했다. 아마도 주활동 지역이 할리우드였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시나 다음으로는 코피 킹스턴이 가장 유명할 것이다.
사실 킹스턴은 아프리카 가나 태생이다. 그러나 아프리카에서 이민을 와 가장 먼저 정착한 곳이 바로 보스턴이었다. 보스턴 칼리지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한 킹스턴은 메사추세스에서 레슬러로 활동을 시작했다. 워낙 쇼맨십이 좋은데다 탄력도 뛰어나 로열 럼블만 되면 가장 기대되는 선수가 됐다. ‘킹스턴이 얼마나 버틸까’, ‘킹스턴이 어떤 방식으로 살아남을까’ 등이 이슈가 되었던 것이다.
킹스턴은 NBA와 접점이 없다. 굳이 하나 엮자면 2018년에 미즈와 1대1 농구를 했는데, 미즈가 12-5로 승리했다. 그러나 당시 킹스턴과 미즈가 보인 농구 실력은 둘의 팬이 아니라면 끝까지 못 봐줄 수준이었다.
시나와 킹스턴을 제외하면 현재는 이름만 대면 알만한 수준의 슈퍼스타는 없다.
1993년생 조시 브릭스(Josh Briggs)는 고향이 애리조나이지만, 메사추세스 농구 명문 UMASS를 나왔다. 대학에서 풋볼을 했던 그는 마치 케빈 내쉬를 연상케 하는 큰 키에 동작이 큰 기술들을 과시하고 있다. NXT 브랜드 소속으로 UK 태그팀 챔피언 벨트를 둘렀고, NXT에서 뛰다가 최근 WWE 드래프트에서 로우 브랜드에 입성했다.
다이잭(Dijak)도 눈여겨볼 만하다. 다이잭은 2013년에 레슬러로 데뷔해 인디단체와 ROH(Ring of Honor)에서 이름을 알린 선수다. 백브레이커에서 니(knee) 스트라이커로 연결되는 ‘feast your eyes’라는 기술이 매력적이다. 브릭스와 다이잭 모두 프로필상 신장이 2미터가 넘는 장신이라는 공통점이 있으며 최근 트리플 쓰렛 매치를 치르기도 했다.
보스턴과 댈러스에서 열린 메가 이벤트들
보스턴과 댈러스는 각각 TD 가든과 어메리칸 에어라인스 아레나(이하 AAA)를 홈 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TD 가든은 1995년에, AAA는 2001년에 완공되었기에 WWE가 지금의 황금기를 구축할 때까지 있었던 클래식 매치는 거의 개최되지 않았다.
댈러스는 2022년, AT&T 스태디움에서 이틀간 레슬매니아 38을 개최, 13만 명의 관중을 동원했다. 댈러스 카우보이스의 홈 구장이기도 한 AT&T 스태디움은 2010년 NBA가 올스타전을 개최한 곳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108,713명이 운집한 스태디움에서 드웨인 웨이드가 이때 MVP가 됐다.
레슬매니아 38은 로만 레인스가 브록 레스너를 꺾는 뻔한 스토리가 나와서 메인이벤트 자체는 그리 큰 반응을 얻지 못했지만, 스톤콜드가 케빈 오웬스를 이긴 첫날 이벤트는 화제가 됐다. 레슬매니아 38의 경우, 빈스 맥맨이 전권을 잡고 지휘한 마지막 레슬매니아라는 역사적인 가치가 있다.
두 팀의 홈구장에서 열린 이벤트 중에서는 1998년 보스턴에서 열린 레슬매니아 14가 대표적이다. 이때 스톤콜드가 ‘HBK’ 숀 마이클스를 이기고 챔피언에 올랐다. 같은 장소에서 개최된 2003년 로열럼블에서는 레스너가 최후의 승리자가 됐다.
댈러스에서는 헬 인 어 셀(Hell In a Cell)이 2010년과 2014년에 열렸는데 2010년은 겨우 7,500명만이 입장해 맥빠졌던 반면, ‘더 쉴드’ 식구 사이였던 세스 롤린스와 딘 앰브로스(AWE에서는 존 목슬리)가 맞대결했던 2014년에는 15,303명이 입장했다.
글_손대범(KBSN 농구해설위원, 점프볼 편집인)
글_손대범(KBSN 농구해설위원, 점프볼 편집인)
마침내 NBA 2023-2024시즌도 막바지에 도달했다. 두 팀만 남았다.
보스턴 셀틱스와 댈러스 매버릭스. 시즌 내내 선두권을 지킨 전통의 강호 보스턴은 NBA 사상 최다인 18번째 타이틀에 도전하고, 댈러스는 덕 노비츠키 시대 이후 첫 정상을 노린다. 두 팀이 파이널에서 마주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이슨 테이텀과 제일런 브라운, 루카 돈치치 등 시대를 이끌어갈 Z세대 스타들이 그 중심에 있어 더 흥미롭다.
사실, 두 팀의 전력 비교는 정말 많은 매체에서 다뤄졌고, 파이널 1차전이 시작되는 6월 7일(한국시간)까지도 계속될 것이다.
그러다 문득 하비코리아 포럼의 WWE 카드들을 보다가 다른 접근을 떠올려봤다.
두 연고지, 보스턴이 있는 메사추세스 주와 댈러스가 있는 텍사스 주는 각기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물론 동부와 서부의 문화적 배경도 무시할 수 없다.
두 지역에서는 각기 다른 스타일의 스타 뮤지션들이 많이 배출됐다.
필자 연령대에서는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뉴키즈온더블록(NKOTB), 바비 브라운, 에어로스미스 등이 메사추세스 주가 낳은 뮤지션이다. 절대적 마이너 취향의 뮤지션이지만, 펑크(punk) 씬에서는 추앙받고 있는 드롭킥 머피스와 마이티 마이티 보스턴스(The Mighty Mighty Bosstones)도 이곳 출신이다.
댈러스는 블루스의 메카 중 하나였는데 작고한 스티비 레이 본(Stevie Ray Vaughan)이 대표적이다. 바닐라 아이스, 노라 존스, 켈리 클락슨, 포스트 말론도 텍사스 주 출신이다.
그렇다면 프로레슬링은 어떨까.
사실 NBA와 WWE는 전혀 연관점을 찾을 수 없는 종목같지만, 아예 담을 쌓을 정도로 인연이 없는 곳은 아니다.
WWE RAW와 SMACK DOWN을 비롯해 주기적으로 개최되는 메가 이벤트의 대부분은 NBA가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체육관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WWE 악역 중에서는 연고지 팬들의 반응을 끌어내려고 일부러 연고지의 아픈 구석을 찌를 때도 있다. 콜로라도 주 덴버에서 너게츠 팬들을 놀린다거나, 플레이오프에서 막 탈락한 시카고 불스 팬들을 조롱한다거나 하는 방식이다.
트리플 H는 지난해 NBA 챔피언이 된 덴버 너게츠 구단에 너게츠 로고가 새겨진 헤비웨이트 챔피언십 벨트를 선물하기도 했다. 샤킬 오닐은 링에서 빅쇼와 마주했고, 데니스 로드맨과 칼 말론이 WCW에 출연해 경기를 가진 것도 유명한 일화다.
과연 이번 파이널이 열리는 보스턴(메사추세스 주)과 댈러스(텍사스 주) 출신 WWE 슈퍼스타는 누가 있을까.
텍사스 출신 슈퍼스타들
사실 이 부분은 텍사스 주의 완승이다. 배출된 레전드들이 워낙 많기 때문이다.
가장 대중적인 스타는 언더테이커와 스톤콜드 스티브 오스틴이다.
언더테이커의 본명은 마크 윌리엄 캘러웨이(Mark William Calaway)다. 학창 시절 풋볼과 농구를 병행했다. WWE상 기재된 프로필도 2미터가 넘으니, 학창 시절에 그를 가만뒀을 리가 없다. 프로레슬링을 처음 시작한 지역도 댈러스다. ‘텍사스 레드’라는 링네임으로 1987년 6월 WCCA에 등장했다.
언더테이커는 NBA 선수들에게도 인기가 많은 레슬러다. NBA 선수들은 대개 ‘불굴의 이미지’를 가진 퍼포머 혹은 만화 캐릭터를 선호하는데 르브론 제임스가 언더테이커 티셔츠를 입고 대중 앞에 선 적이 있다. 얼티밋 워리어(The Ultimate Warriror)의 팬이기도 했다. (정작 언더테이커는 NBA G.O.A.T로 르브론이 아닌 마이클 조던을 지목하기도 했다.)
시대의 아이콘이 된 스톤콜드는 댈러스에서 30마일 떨어진 오스틴 출신이다. 오스틴의 시그니쳐라고 할 수 있는 ‘AUSTIN 3:16’ 티셔츠는 대미언 릴라드, 케빈 러브, 딜론 브룩스 등 수많은 NBA 스타들도 출근길 복장으로 택한 적이 있다. 릴라드는 자신의 아디다스 시그니쳐 농구화 ‘데임’ 시리즈에 ‘AUSTIN 3:16’을 새기기도 했다.
‘아메리칸 드림’ 더스티 로즈(작고)도 스톤콜드와 같은 오스틴 태생이다. 아들 더스틴 로즈(전 골더스트)가 이 지역에서 태어났다. 1990년대 국내에 WWE 바람이 불 무렵 소개된 더스티 로즈는 다소 코믹하고 유쾌한 분위기의 기믹으로 나섰지만, 본인이 레전드로 업적을 쌓은 1970~1980년대에는 더 강렬하고 터프한 이미지였다. 인터뷰 스킬도 뛰어났을 뿐 아니라, 기획력도 좋아 백스테이지에서 인정받았던 인물이었다.
사실, 오늘날 WWE 팬들에게 가장 유명한 ‘로즈’는 ‘아메리칸 나이트 메어’ 코디 로즈다. 다만, 더스티 로즈의 아들이고, 더스틴 로즈의 이복동생인 그는 그러나 댈러스가 아닌 조지아 주에서 나고 자랐다.
한편, 은퇴한 ‘MR. 레슬매니아’ 숀 마이클스도 텍사스 주 출신인데 그는 댈러스 매버릭스보다는 샌안토니오 스퍼스 행사에 더 자주 나섰다. 193cm의 마크 헨리, 1980~1990년대 활약했던 티토 샌태나, ‘비운의 레슬러’ 본 에릭 가족도 텍사스가 낳은 레슬링 전설들이다.
메사추세스 출신 슈퍼스타들
텍사스에 비해 메사추세스에서 배출된 스타들은 그리 많지 않다.
이 지역의 대표 스타는 존 시나다. 메사추세스 주 웨스트 뉴버리 출신으로, 보스턴에서 북쪽으로 55km 정도 떨어진 지역이다.
시나의 경우 레슬러를 넘어 영화배우로도 활동하고 있는데, 선한 이미지로 얻은 대중성 덕분에 NBA뿐 아니라 스포츠 스타들에게도 환영받는 존재가 됐다. 2016년 ESPY 시상식에서는 르브론 제임스, 코비 브라이언트를 주제로 맛깔나는 스탠딩 개그를 선보였다.
시나의 가장 흥미로운 NBA(?) 이벤트는 2009년이었다.
▲ 수집가들에게 '성의 없는 사인'으로도 악명 높은 빈스 맥맨
당시 WWE 수장 빈스 맥맨은 덴버 너게츠 구단주 스탠 크론키와 체육관 대관 문제로 언쟁을 벌였는데, 끝내 덴버 체육관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자 이에 대한 앙갚음 차원에서 ‘너게츠의 현실’을 각본에 녹여내기도 했다.
LA 레이커스 유니폼을 입은 선역들이 덴버 너게츠 유니폼의 악역들을 꺾는 시나리오를 만든 것이다. 당시 덴버는 레이커스와 플레이오프 시리즈를 치르고 있었기에 예민할 수밖에 없었다.
이 에피소드는 LA 스테이플스 센터(현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렸는데, 존 시나는 바티스타, MVP, MR. 케네디, 제리 롤러와 ‘팀 레이커스’를 결성해 랜디 오튼, 코디 로즈, 테드 디비아시, 빅 쇼, 미즈 등으로 구성된 ‘팀 너게츠’를 이겼다. 재밌게도 이날 선수 소개는 실제 LA 레이커스 장내 아나운서로 활동하는 로렌스 텐터(Lawrence Tanter)가 맡아 환호를 끌어냈다.
또 하나 재미있는 점은 보스턴이 고향인 존 시나가 최대 라이벌 LA 레이커스 유니폼을 입고 등장했다는 점인데, 시나는 이후에도 보스턴보다는 레이커스 경기장에 더 자주 등장했다. 아마도 주활동 지역이 할리우드였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시나 다음으로는 코피 킹스턴이 가장 유명할 것이다.
사실 킹스턴은 아프리카 가나 태생이다. 그러나 아프리카에서 이민을 와 가장 먼저 정착한 곳이 바로 보스턴이었다. 보스턴 칼리지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한 킹스턴은 메사추세스에서 레슬러로 활동을 시작했다. 워낙 쇼맨십이 좋은데다 탄력도 뛰어나 로열 럼블만 되면 가장 기대되는 선수가 됐다. ‘킹스턴이 얼마나 버틸까’, ‘킹스턴이 어떤 방식으로 살아남을까’ 등이 이슈가 되었던 것이다.
킹스턴은 NBA와 접점이 없다. 굳이 하나 엮자면 2018년에 미즈와 1대1 농구를 했는데, 미즈가 12-5로 승리했다. 그러나 당시 킹스턴과 미즈가 보인 농구 실력은 둘의 팬이 아니라면 끝까지 못 봐줄 수준이었다.
시나와 킹스턴을 제외하면 현재는 이름만 대면 알만한 수준의 슈퍼스타는 없다.
1993년생 조시 브릭스(Josh Briggs)는 고향이 애리조나이지만, 메사추세스 농구 명문 UMASS를 나왔다. 대학에서 풋볼을 했던 그는 마치 케빈 내쉬를 연상케 하는 큰 키에 동작이 큰 기술들을 과시하고 있다. NXT 브랜드 소속으로 UK 태그팀 챔피언 벨트를 둘렀고, NXT에서 뛰다가 최근 WWE 드래프트에서 로우 브랜드에 입성했다.
다이잭(Dijak)도 눈여겨볼 만하다. 다이잭은 2013년에 레슬러로 데뷔해 인디단체와 ROH(Ring of Honor)에서 이름을 알린 선수다. 백브레이커에서 니(knee) 스트라이커로 연결되는 ‘feast your eyes’라는 기술이 매력적이다. 브릭스와 다이잭 모두 프로필상 신장이 2미터가 넘는 장신이라는 공통점이 있으며 최근 트리플 쓰렛 매치를 치르기도 했다.
보스턴과 댈러스에서 열린 메가 이벤트들
보스턴과 댈러스는 각각 TD 가든과 어메리칸 에어라인스 아레나(이하 AAA)를 홈 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TD 가든은 1995년에, AAA는 2001년에 완공되었기에 WWE가 지금의 황금기를 구축할 때까지 있었던 클래식 매치는 거의 개최되지 않았다.
댈러스는 2022년, AT&T 스태디움에서 이틀간 레슬매니아 38을 개최, 13만 명의 관중을 동원했다. 댈러스 카우보이스의 홈 구장이기도 한 AT&T 스태디움은 2010년 NBA가 올스타전을 개최한 곳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108,713명이 운집한 스태디움에서 드웨인 웨이드가 이때 MVP가 됐다.
레슬매니아 38은 로만 레인스가 브록 레스너를 꺾는 뻔한 스토리가 나와서 메인이벤트 자체는 그리 큰 반응을 얻지 못했지만, 스톤콜드가 케빈 오웬스를 이긴 첫날 이벤트는 화제가 됐다. 레슬매니아 38의 경우, 빈스 맥맨이 전권을 잡고 지휘한 마지막 레슬매니아라는 역사적인 가치가 있다.
두 팀의 홈구장에서 열린 이벤트 중에서는 1998년 보스턴에서 열린 레슬매니아 14가 대표적이다. 이때 스톤콜드가 ‘HBK’ 숀 마이클스를 이기고 챔피언에 올랐다. 같은 장소에서 개최된 2003년 로열럼블에서는 레스너가 최후의 승리자가 됐다.
댈러스에서는 헬 인 어 셀(Hell In a Cell)이 2010년과 2014년에 열렸는데 2010년은 겨우 7,500명만이 입장해 맥빠졌던 반면, ‘더 쉴드’ 식구 사이였던 세스 롤린스와 딘 앰브로스(AWE에서는 존 목슬리)가 맞대결했던 2014년에는 15,303명이 입장했다.
글_손대범(KBSN 농구해설위원, 점프볼 편집인)